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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굳이 스프레드시트를 또 만드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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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보고 있는 Sayrud는 직접 호스팅할 수 있는 협업 스프레드시트 웹 앱이다.

2024년 7월에 블로그 글을 써서 Sayrud를 처음 소개했다. 처음에는 Postgres로 Schemaless Table을 구현해서 Leancloud 같은 '장난감'을 만들 생각이었다. 그때의 AI는 지금처럼 한마디로 프로젝트 하나를 통째로 만들어 주는 수준은 아니었다. Sayrud를 만들 때도 GitHub Copilot으로 코드 자동 완성을 하고, 조금 복잡한 프런트엔드 동작을 대화로 만드는 정도였다. 첫 버전이 완성된 뒤에는 그 글로 설계 원리를 간단히 소개하고, 내 블로그 댓글의 백엔드 API로 쓰는 데 그쳤다.

보안이 마음에 걸려 코드는 공개하지 않았다. 그렇게 Sayrud는 2년 동안 잠들어 있었다.

일주일 전, 최신 Claude Opus 5.5를 써 보고 싶어 당시 Sayrud 코드베이스를 통째로 넘겼다. 딱 한마디만 했다.

실제 Feishu Bitable 화면을 참고해 주세요. 프런트엔드에서 WebSocket으로 작업을 주고받고, 여러 사람이 함께 편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맞춰 지금의 프런트엔드와 백엔드를 수정해 주세요.

30분쯤 지나자 작업이 끝났다. 예상보다 훨씬 잘 나왔다. 프런트엔드에는 다른 대형 언어 모델들처럼 TailwindCSS를 쓰는 대신, 제법 영리하게 Arco Design을 골랐다. 첫 대화에서 필드 편집, 데이터 필터링, 그룹화, 정렬을 전부 구현했고, 심지어 칸반, 갤러리, 폼 뷰까지 한꺼번에 만들어 냈다!

완성도가 꽤 높았다.

솔직히 바이브 코딩을 하면서 이렇게 만족한 건 오랜만이었다. 이 작업을 이어받아 백엔드를 다듬고, 사용자 권한, 다국어 지원, 외부 계정 로그인도 마저 구현해 볼 생각이다. 마침 평소에 Feishu Bitable로 장부 작성을 자동화하고 있었는데, 최근 Feishu가 서비스 정책을 바꾸면서 Bitable의 AI 사용 한도가 크게 줄었다. 덕분에 굳이 있는 걸 또 만들겠다는 내 행동에도 괜찮은 핑계가 생겼다.

이 분야에는 Feishu Bitable 말고도 Airtable, Notion 같은 SaaS가 있다. 오픈 소스로는 teable, NocoDB도 있다. 모두 이미 충분히 성숙한 제품이라는 걸 알고 있다.

Sayrud로 이들과 경쟁하려는 건 아니다. 내가 일상에서 직접 쓰면서 개발하는 Dogfooding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

그래서 Sayrud의 슬로건은 WordPress의 자조적인 농담을 빌려 이렇게 정했다.

또 하나의 협업 스프레드시트.

우선 내 장부 작성을 자동화하는 데 Sayrud를 써 보려고 한다. 쓰다가 불편한 곳이 보이면 그곳을 고친다. 내가 오래 쓰고 싶은 도구를 만들고, 코드 쓰는 재미도 조금 되찾을 수 있다면, 나한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된다.